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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오브 모나코(Grace Of Monaco) – 현대판 현모양처의 정석
관리자
2017-03-17      조회 337   댓글 0  
이메일주소 jjj@newbreed.co.kr


(단국대학교 신문 연재 글입니다.)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Grace Of Monaco) – 현대판 현모양처의 정석


 




“최고의 왕비가 되는 길은 최고의 연기자가 되는 것이다.”

학습심리학學習心理學learning psycholog의 사전적인 정의는,
학습에 따른 심리 현상의 반응에 대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다.

인간들이 현재 시점에서 보이는 다양한 패턴의 행동을 정리하면
그것은 단지 과거 경험을 통해 학습된 행동이라고 판단한다.
이는 문제해결 또한 그런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학습이란 동일한 조건이 되풀이됨으로서 하나의 행동패턴을 만들어간다. 


미국 여자 그레이스 켈리는 유럽에 있는 모나코 왕국으로 시집을 온다.
모나코는 프랑스에 인접해 있는 작은 왕국이다.
유럽인의 눈으로 보는 미국은 어떤 나라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럽 사람들은 미국이라는 나라와 미국인들을
그닥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다.

컬쳐 코드의 저자인 Rapaille, Clotaire의 시각을 빌리자면,
유럽이라는 장구한 역사적 위치에서, 미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상은
“비천한 태생”이라는 것이다.

현실을 잠시 떠나 배달민족의 오랜 역사를 가진 우리는,
자부심과 함께 자기위안을 가져도 좋을 시각이다.
오랜 문화와 역사는 그래서 민족의 애국심과 자긍심을 일깨우는 중요한 자원이다.

유럽인들이 가지고 있는 미국인들에 대한 시각은 

시끄럽다. 뚱뚱하다. 카페 커피는 맛이 없다.
미국인들은 너무 티내고 다닌다.
미국에는 문화가 없다.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들이 우스개 소리로 하는 음식문화에 대한 비유도,
프랑스 인들은 “맛있게 먹었다”라고 한다면
미국인들은 “배부르게 먹었다”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이런 역사적인 우월감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민을 가는 유럽인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개념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많은 유럽인들이 미국 영주권을 얻더라도 시민권을 포기하는 경우가 드문 것이 그 이유다.

미국여자 그레이스 켈리는 유서 깊은 유럽의 모나코로 시집을 갔지만,
그래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새파란 양파처럼 보인다.
물위에 떠있는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고 불안정한 반쪽짜리 왕비 말이다.

영화의 시작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영화배우 그레이스 켈리의 최전성기를 보여준다.
결혼을 앞둔 그녀는 마지막 영화촬영을 끝마치고 나간다.
그리고 마지막 또한 영화 세트장에서 아름답게 환하게 미소 짖는 그녀의 모습이다.

세계적인 뉴스의 중심에서 왕비가 되는 결혼식을 치루고 또 아이들을 낳고 키우느라
몇 년이 흐른 시간 속에 살고 있는 그녀는 여전히 모나코의 아름다운 왕비다.
심리 서스펜스 영화의 대가인 Alfred Hitchcock 감독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느리게 움직이는 검은색 올드 카에 몸을 기대고 평화로운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모나코 왕국을 찾아오는 장면은 무언가 불길함이 시작되는 전주곡처럼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그의 명성에 어울리는 스릴러 영화들처럼 행복한 그레이스의 감추어진
진짜 결혼생활의 장막이 서서히 들춰지는 것처럼.

히치코크 감독의 영화출연 제의 이후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은 모나코 왕궁에서
암약하고 있는 첩자들을 활용해 남편 레이니에 대공과 그레이스 부부의 불화설을 퍼뜨린다.
이혼의 전제 과정으로 모나코 왕비가 미국영화에 출연을 한다는 소문이다.

매스컴을 통해 이를 접하는 모나코 국민들의 반응은 그래서 그들의 왕비에 대해 매우 냉소적이다.
미국여자가 언젠가는 그럴 줄 알았다는 확신에 찬 결론이다. 


프랑스로부터 독립권을 부여받은 지 37년 밖에 안 된 모나코 왕국은 이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당시 프랑스는 알제리와 식민지를 유지하기 위한 전쟁이 한창이었다.
아프리카까지 가서하는 원정은 당연히 전쟁비용의 고갈로 이어지고 국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친다.
세수원稅收源 확보가 절박해진 드골 정권은 이런 기회에 모나코를 손보기로 결심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위기危機는 위험과 기회가 함께 한다는 말이다.
왕국과 가정까지 잃게 될 위기에 봉착한 미국 영화배우 그레이스는,
심리적인 갈등을 겪으면서 진정한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로 거듭나게 된다는 것이
이 미국영화가 전달하는 중요한 메시지다.

그녀는 어떻게 진정한 모나코 왕비로 거듭나게 되는 것일까?
초단기 속성 비결은 다시 왕비가 되려는 마음가짐을 거치는 과정에 있었다.
그녀가 영화배우라는 직업을 통해 학습한 과정을 여왕이라는 연기로 개념화하고
반복하며 배역에 완벽하게 몰입하는 태도는 학습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모나코의 역사를 다시 배우고, 프랑스에 속한 국가의 언어를 익히고,
왕가의 복잡한 매너를 습득하고, 국민들의 생활 속으로 다가가는 정치적인 행동을 통해
친화력을 유지하며 진정한 국모國母로 거듭나고 있었다.

그레이스가 생각하는 미국식 합리주의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성대한 사교파티를 다시 배우고
국제적인 정치적 감각을 배워가는 과정은 자기의 생각을 모두 버리고 바꾸려는
피눈물 나는 노력의 일환으로 비추인다.

흔히들 시집살이가 어렵고 청양고추처럼 매워 눈물이 찔끔 난다고들 한다.
그러나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에서는 자신의 유명세와 거대한 친정국가 미국이 가진 힘의 장점도
유효적절하게 잘 살리고 있는 지혜롭고 아름다운 여자를 만날 수 있다.
이런 짧은 스토리의 전개 과정은 고구려 왕국에서 일어난 바보온달에게 시집간 평강공주 전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혜로운 우리 옛 여인들이 그러했듯이 시댁사람으로 거듭나려고 하는 심성이 고운 노력이다.
초등학교부터 중, 고,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많은 학습을 거쳐 온 당신이다.

요즘 불경기로 인해 직장생활이 많이 고되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학습의 지혜가 빛나는 대응방법은 시집살이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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