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3개월 전 저는 이미 9살 때부터 무너진 인생이었고 이미 저 자신을 버렸는데... 버려졌던 제 삶이 기적처럼 지금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 겪었던 가슴 아팠던 성추행 사건은 그 이후 평생토록 제 자신을 일정한 틀 안에 가두며 억압 아닌 억압 속에 살게 하였습니다.
상담을 하기 전까지는 이미 그 일은 나 스스로 충분히 극복하고 너무나도 자신감 있게, 높은 자존감을 지닌 사람이라 여기며 살았지만 막상 상담을 받아보니 그 모습은 저의 껍데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그 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겪은 일을 가족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오히려 목사였던 아버지에게 일요일 예배시간을 통하여, 그런 일은 타락하는 짓이며 타락한 자는 죽는다는 말을 곧이곧대로도 믿으며 자랐던 저는... 가족에게 저의 상처를 말하면 정말 죽는 것으로 생각했기에 그 아픔을 성인이 될 때까지 간직하며 가슴 깊숙이 파묻어야 했습니다. 교회를 통한 세뇌 아닌 세뇌, 결국 그 일로 인하여 저의 자존감은 그 누구보다 낮았으며 이후 성인이 되어 남편을 만났어도 행복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원활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몰라 속으로 삭히거나 반대로 외도를 하는 등의 충동적인 행동을 일삼으며 문제 자체를 잊으려고 했었습니다.
결국 저에게 나타났던 모든 문제들에 대하여 남편과 상의 후 상담센터를 찾게 되었고 3개월이라는 짧은 또는 긴 시간동안 저와 남편에게 큰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무엇보다 하나의 관점이 아닌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 사물, 사람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동안 내가 교회라는 틀 안에 갇혀서 오히려 위로와 보살핌을 받았어야 할 그 일에 대하여 혼자서 나만 죄인인 것처럼 끙끙 앓았던 30여 년의 세월이 너무 억울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시작된 우울하고 왜곡되어 있던 성의식은 정말 "사랑"으로 바뀌었음을 느꼈고요. 부부사이도 이제는 끝까지 왔으니 그냥 모든 걸 버리고 혼자 살아야겠다라고 마음 먹었던 지난 겨울의 아픔은 이제는 점점 과거가 되어가고 있답니다.
과연 상담으로 나의 이 뿌리 깊은 문제가 해결이 될까 반신반의하며 시작한 3개월 상담을 마치고, 또 다른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것 같아 저를 이끌어 주신 차주현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직도 저에게 해 주셨던 많은 말씀들이 종종 생각이 납니다. 그 중에서도... 세상 사람들은 남한테 관심이 없다, 남들한테 관심 있는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자신 자신한테만 관심이 있다. 그러니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고 나 자신을 사랑하라고요.
그래서 이제 저는 저 자신을 사랑하려고 부단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와 남편, 우리 가족을 사랑하며 세상을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합니다.
저에겐 죽을 만큼 혹독한 지난 겨울, 그 겨울이 지나 봄이 찾아왔습니다. 이제부터 맞이하는 겨울은 따뜻할 거라 믿습니다.
집단 상담을 통해서도 많은 말씀과 따뜻한 격려를 잊지 않으셨던 상담센터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모두 행복해요~!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