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상담을 받으러 왔을 때 내 표정과 몸짓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얼굴 근육이 다 굳은 것처럼 모든것이 꽉 다물어져 있었고, 어깨, 목, 손, 발, 내 몸은 한껏 위축되어 있었다. 그때 나는 일상속에서 그런 내 모습과 자주 만났다. 힘들었기 때문에 내 문제를 해결하려고 찾아온 이곳에서 처음 나는 이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할것인가 의심했다. 초기에 상담 대부분 그랬다. 나는 내 문제를 꺼낼 생각없이 내 비싼 돈을 냈고, 문제는 여기 있으니 해결을 어떻게 하는지 보자라는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선생님께서 "바뀔 마음이 없네요." 라고 말했을 때 화가 났다. 난 바뀌고 싶어 이곳에 왔고, 내 돈과 시간을 이곳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런 말을 듣다니. 이 말은 내 돈과 시간을 들였지만 노력하지 않는 내 모습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였다.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실천하지 못했고, 그저 이곳에 와서도 내 문제를 그들이 해결해주기를 원했다. 나를 위해 하는 상담. 상담실 안에서 나는 없고, 선생님 눈치를 보는 내 껍데기가 있었다. 정말 내가 없었고 나를 도와주려는 선생님 (나를 평가하고 혼낸다고만 생각했던 사람), 껍데기만 있었다.
이후에 많은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믿음이 생겼다. 내 인생의 키는 내가 쥐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스스로를 믿지 못하기에 다른 이들을 믿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알면서도 외면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나는 신뢰할 수 없었던 것이다. 외면하지 않고 본다는 것에서 조금씩 나와, 믿음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런점에서 자화상 그리기는 정말 괴로웠지만 나를 직면하는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 몸도 없고 눈을 감은 껍데기가 자신을 꼭꼭 숨기다가 그냥 내가 되어가는 모습이 머릿속을 지나간다.
집단상담은 나에게 힘이 있다는 것. 내가 원래 이렇게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스스로 나의 큰 에너지를 느꼈다. 용기에서 느껴지는 에너지를 그동안 몰랐던 것이었지. 도전하고 직접 경험하는 것의 가치를 절실히 느꼈다. 집단상담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사실 여전히 문득 두려운 마음이 든다. 그리곤 예전의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확실히 전과는 다른 나를 느끼고, 그것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 그런 순간이 와도 전과는 다른 나를 떠올리고 시도하며, 충실하게 만들 것이다. 모든 것이 과정이고 인생이며,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상담을 통해 차주현 선생님, 차은주 선생님 같은 멋진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저는 인복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상담은 끝났지만 저는 스스로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해보고 실천해보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에요. 그래서 제가 더 행복해지고 저를 만나는 많은 아이들, 동료 선생님, 학부모님 그리고 저의 소중한 사람들이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고 저는 이 시간들을 저의 토양으로 삼아서 살아가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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