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화인 심리상담센터에 방문한 건 지난 11월 경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일한지 7-8개월여만에 우울증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일에 적응하는 속도가 남들보다 느린가 이렇게만 생각했었는데, 결정을 내리는 일에도 점점 더 두려움이 생기고 내가 무언가를 잘못 결정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니 공포는 배가 되어 점점 더 심해졌습니다.
이런 걱정과 두려움이 반복되면서 잠도 잘 오지 않고, 하는 일에도 흥미가 없을 뿐 아니라 다른 일상 생활을 하는 데에도 무기력하고 흥미가 전혀 생기지 않았습니다.
몇달간 반복하던 일인데도 내가 하고 있는 게 맞는지 확신이 없고, 계속 움츠러들고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아 결국 일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병원을 다니고 약을 복용하고 상담을 하면서도 자살 생각이 지속되었고 무언가 다른 방법을 병행해보면 좋을 거 같아 어머니의 권유로 상담센터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상담센터에 방문했을 때 당시 상황이 너무 힘들다고만 느껴지고 자존감도 한없이 낮아진 상태였습니다.
치료에 대한 의지나 확신도 없었고 이 때문에 상담을 시작하는 게 맞을지
고민도 많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상담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대표님과 처음 마주했을 때, 첫 대면에서부터 공격적이고 적대적으로 말씀하셨던 기억 때문에 처음부터 반감을 가진 상태로 시작한 상담이었는데 이전에 알고 있던 심리상담에 대한 얄팍한 지식과는 너무도 달랐습니다.
제가 두려워했던 상황과 계속해서 마주하게 하셨고,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모두 꿈을 꾸고 있는 거라며 지금 보고 있는 세상이 아닌 더 넓은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라며 계속 일깨워 주셨습니다.
상담 초반에는 새로운 경험들을 해보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나의 과제처럼 받아들이게 되어 매주 상담을 갈 때마다 또 뭘 어떻게 해야 하지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하고 상담에 가서도 내 얘기를 하거나 두려웠던 상황과 마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커서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크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며 마음 공부를 하고, 단어가 아닌 본질과 마주하면서 처음에 대표님의 말투에 가졌던 반감을 지워내고 과거의 나를 이겨내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상담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바꾼 건 단 하나, 내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행동 하나를 하기 전에도 이건 이래서 하면 안 되고, 이건 옳고 옳지 못하고 정해놓은 틀이 너무나도 많았었는데, 그런 틀을 하나하나 깨기 시작하니 그 속에 담긴 본질을 보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 명확하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수백번 생각보다 행동 하나로 나를 보여주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감추고 숨기려고만 했던 나의 감정이나 약점들도 드러내고 얘기하면 별거 아닌 일들로 느껴지는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지난 세월동안 거의 해보지 않았던 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